우리 음악의 이해

장단 - 장단의 기본형

우리음악 2006. 5. 7. 20:26
[장단의 기본형]

각 장단은 일정한 리듬의 틀을 가지고 있으나 음악의 종류·지방·연주자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다양하게 변주가 가능하다. 정악의 장단은 대개 틀이 고정되어 있어 기본형이 거의 변하지 않은 채로 반복되고, 변주를 하더라도 정도가 심하지 않다. 그러나 산조와 판소리를 비롯한 여러 민속악·무악·농악 등에서는 보통 처음에만 기본형을 제시할 뿐 변주가 많다.

기악곡과 성악곡으로 나눈다면 정악 장단의 특성은 기악의 특성으로 대표된다. 성악곡은 악(樂)·무(舞)가 겸비된 총체적인 음악 속에서 모든 음악과 춤동작을 멈추고 만수무강·태평성대를 송축하는 창사(唱詞)로서 쓰였기 때문에 민속음악에서의 성악과는 달리 그 쓰임이 비독립적이다. 그러나 기악곡은 창사나 궁중정재 모두에 큰 흐름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악에서는 기악곡의 장단적 특징을 중요하게 본다.

기악곡의 장단은 크게 정형적인 것과 비정형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정형적 장단은 춤의 반주음악처럼 춤사위와 스텝(step)에 따라 일정한 장단형태의 연주가 필요하여 이루어진 경우와, 오랜 연주 전통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정악장단에는 춤반주에 사용되는 느린 10박장단, 6박의 도들이장단, 12박의 타령장단 등이 있는데, 이 장단은 정확한 박자를 짚어주어 춤동작이 잘 맞아떨어지게 한다. 그러나 반드시 대칭적·반복적일 필요가 없는 음악에서는 많은 파생곡이 발생되었고 심지어 새로운 악곡이 창조되어 독특한 장단이 형성되었는데, 20·10·8·5·3박 등의 장단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장단은 연주중에 즉흥성에 의한 재창조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장단적 특징을 만들어갔다. 비정형적인 장단은 임금이나 왕세자의 거둥 때 쓰이는 느리고 장엄한 곡으로서 행악(行樂)을 들 수 있다. 행악의 경우는 그 절주(節奏) 정도가 일정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자유 리듬이 쓰이고 일정 장단의 일정 시간 연주가 불가능해서 비정형성을 갖게 된 것이다.

성악곡에는 가곡·가사·시조가 있다. 가곡은 16·10박이 있다. 16박장단은 매우 느리며 2분박과 3분박이 불분명하나 대부분 3분박으로 되어 있어 48/8박자로 적을 수 있고, 강약에 따라 3·3·2·3·3·2 박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장단은 초수대엽(初數大葉)부터 삼수대엽, 소용(騷聳), 언롱(言弄)·평롱(平弄) 등 대부분 가곡에서 쓰이며 원형에 속한다. 10박장단은 16박장단의 변형으로 16박장단의 장구 점(點)만을 차례로 모아놓은 것이다. 3분박의 보통빠른 속도로 30/8박자로 적을 수 있다. 이 장단은 편수대엽(編數大葉)·언편(言編)·편락(編樂) 등으로 가곡 중 편에 쓰인다. 가사의 장단에는 도들이장단과 5박장단이 있다. 시조는 5박과 8박을 섞어 사용하고, 2분박인지 3분박인지 분명하게 규정되지는 않으나 흔히 3분박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3분박의 경우 15/8박자와 24/8박자로 적는다.


  • 민속악
  • 판소리·산조 등에 쓰이는 장단은 진양·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휘모리·엇모리·엇중모리 등이 있다. 또한 판소리에는 이 기본장단에서 파생된 세마치·느린중모리·휘중모리 또는 단중모리·늦은자진모리·빠른자진모리·빠른휘모리인 단모리 등도 쓴다. 판소리와 산조는 기본형이 있기는 하나 소리의 맺고 푸는 데 따라 변주가 심하다. 보통 악절의 처음에는 떵을 치고, 달고 갈 때는 채를 굴리고, 맺는 박에서는 채를 크고 강하게 치고, 풀 때는 쿵을 굴러 친다. 선소리·산타령·잡가·민요 등에는 세마치·중모리·볶는타령·굿거리 등이 주로 쓰이고, 도들이·엇모리·진양 등도 쓰인다.

    농악장단은 지방마다 종류도 다르고 음악적 특징이 같더라도 명칭이 다른 경우가 많다. 경기농악에는 굿거리·덩덕꿍이(삼채굿)·엎굿백이(이채굿)·쪽지·길군악칠채(마당칠채) 등이 쓰인다. 호남농악에는 오채질굿·좌질굿·외마치질굿(풍류굿)·삼채·세산조시·호호굿·다드래기·오채굿 등이 쓰인다. 영남농악에는 길군악·무정작궁·덧배기·다드래기·삼채·정적궁이·영산·허튼굿 등의 장단이 있다.

    무악 중 황해도 굿에 쓰이는 장단에는 긴만세, 자진만세, 산유만세, 기상, 쑹거, 벅구, 삼현, 만, 덕담, 돈실러가는 막 등이 있다. 평안도 굿에는 푸념, 비나수, 덕담, 영산, 돈실러가는 막 등의 장단이 쓰인다. 경기도 북부지방 굿에는 청배·만수받이·굿거리·노랫가락·허튼타령·당악 등의 장단이 경기도 남부지방 굿에는 청배섭채·도살풀이·모리·푸살·가래조·덩덕꿍이·긴염불·반설움·겸마치·부정놀이 등의 장단이 쓰인다. 충청도와 전라북도 지방의 굿에는 안진반·외잡구·살풀이·덩덕꿍이·신임·중모리·중중모리 등의 장단이 쓰이고, 전라남도 굿에는 안땅·무장구·진양·덩덕꿍이·살풀이·대왕놀이·중모리·중중모리 등의 장단이 쓰인다. 경상도 서남지방 굿에는 불검·덩덕꿍이·올림채·제석놀이·푸너리·대너리·조너리 등의 장단이 쓰이고, 강원도와 경상도의 동해안

    지방 굿에는 청보·제마수·드렁갱이·쪼시개·삼오동·고삼·자삼·무정작궁·푸너리 등의 장단이 쓰인다. 함경도지방의 굿에는 청배·상애짓기장기·도속잡는장기·드러치는장기·전채질장기·예주끼장기·정적기·화청장이 등의 장단이 쓰이고, 제주도지방 굿에는 군웅연물·성주굿연물·도신연물·느린연물·장판·자진연물 등의 장단이 쓰인다. 이렇게 많은 장단은 대개 굿거리형·자진모리형·타령형·단모리형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