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사단법인 사물놀이 한울림 예술단은 크게 네 개의 예술단이 있습니다. 그 주축이 되는 것이 '한울림 예술단'이고, 청소년 예술단인 '새울림 예술단'이 있고, 전통 가무악(歌舞樂)을 바탕으로 하는 '한울림 가무악단'이 있고, 그리고 시각 장애인들로 구성된 '장애인 예술단'이 있습니다. 이 팀을 '사물천둥'이라고 하지요. 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이미 그들은 사물놀이의 오로지 저희의 연주녹음을 듣는 것만으로 저희 연주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믿기힘든 일이었지요. 눈으로 보지 않고는 도저히 해결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을텐데.... 게다가 선생도 없이 말입니다.
'쟁이'가 되는 길요? 잘해야죠. 하지만 '잘한다'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제대로 하는가?', 그리고 '능숙한가?'. 그런데 우리는 보통 능숙한 것만을 두고 '잘한다'고 속고, 속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말이지요. '제대로 하는 것'과 '능숙한 것'은 서로 음과 양의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우열(優劣)의 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후(先後)는 있습니다. '제대로'하려는 노력이 쌓여서 공력(功力)을 이루고, 이 공력이 모여서 비로소 능숙해지는 것입니다. 쟁이는 항상 하심(下心)을 가지고 '제대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삼풍백화점'이 능숙하지 않아서 무너졌습니까? 오히려 삼풍백화점은 아주 아주 능숙한 백화점, 능숙한 것만 추구했던 백화점이었습니다. 강남의 금싸라기 땅에서 온갖 물건을 이쁘게 전시해놓고, 연일 많은 손님을 끌어 모으던, 대단히 능숙한 백화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당연히 제대로 되어 있어야할 건물의 뼈대가 제대로 되어있질 않아서 그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더욱 더 능숙하려는 욕심이 화를 자초한 것 아니겠습니까? '제대로 함'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음(陰)'입니다. '능숙함'은 잘 드러납니다. 그래서 '양(陽)'이구요. 이 음과 양의 기운은 우열을 논하려 해서도, 선택을 하려 해서도 안됩니다. 그저 조화로워야 합니다. 이러한 조화의 이치, 천지자연에 담긴 바로 이 조화의 이치를 깨닫고자 애쓰는 자라면 누구나 다 저마다의 분야에서 '쟁이'이지요.
그런데 저희들 세계는 또 한가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저희들끼리 가끔 이런 얘기를 해요. "마누라 열 얻기 보다 동지(同志)하나 얻기가 더 힘들다"고요. 저희 분야, 그러니까 한국전통연희는 그 특성상 혼자만 잘해서는 되질 않습니다. 마음과 뜻과 능력이 맞아떨어지는 동지들이 있어야지요. 그런데 이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과 뜻입니다. 능력이 모자란 것은 서로 채워줄 수라도 있지만, 마음과 뜻이 다르다면 함께 할 수가 없지요. 저마다 조화로워야 하고, 또한 서로 조화로워야 되더라는 얘깁니다. 그래서 대동(大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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