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악 들어보기(전통 음악)

경기민요 - 경복궁타령

우리음악 2006. 5. 8. 12:17

작자·연대 미상. 조선 말기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부터 불리기 시작했다(→ 경복궁 중건). 당시 대원군은 원납전을 거두며 공사를 강행했는데, 전국에서 동원된 일꾼들이 일의 고달픔과 무리한 공사를 풍자하며 부른 것이 널리 퍼졌다. 그뒤 독자적인 선소리[立唱]로 불렸다. 사설은 다음과 같다. "남문을 열고 파루를 치니 계명산천이 밝아온다/을축(乙丑) 4월 갑자일(甲子日)에 경복궁을 이룩하세/석수쟁이 거동 보소 방망치를 갈라 잡고 눈만 꿈벅거린다/도편수의 거동 보소 먹통을 들고서 갈팡질팡한다/단산봉황(丹山鳳凰)은 죽실(竹實)을 물고 벽오동 속으로 넘나든다/남산하고 십이봉에 오작(烏鵲) 한 쌍이 훨훨 날아든다/왜철쭉 진달화 노간죽하니 맨드라미 봉선화가 영산홍이로다/남문밖에 떡장사들아 한 개를 베어도 큼직하게 베어라……." 이밖에 여러 사설들이 있고 즉흥적으로 부르기도 한다. '을축 4월 갑자일'이라고 해서 '갑자 을축'을 거꾸로 바꾸어놓아, 다른 중요한 일들을 제쳐두고 경복궁 공사를 서둘렀음을 암시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장단은 자진타령이고 5음계 구성으로 선율은 난봉가 계통의 민요와 비슷하다. 선소리꾼이 먼저 "에-" 하고 두 장단을 질러낸 다음 "남문을 열고 파루를 치니 계명 산천이 밝아온다" 하고 앞소리를 메기면 여러 소리꾼들이 "에-" 하고 두 장단을 질러내고 "에헤야 어허야 얼럴럴거리고 방아로다" 하고 세 장단을 뒷소리로 받는다. "에헤야……"로 시작되는 여음은 흥청거리며 놀 때 부르는 방아타령에서 따왔으며, 신나는 일이 벌어졌다는 느낌을 나타낸다. 선율의 구성음은 '라·도·레·미·솔'이며 '라'로 끝나는 경조(京調)로 되어 있다. 리듬이 생동감있고 높이 질러내는 선율이 많아 경쾌하고 씩씩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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